잊지 말아야 할 영화 '귀향', 실시간 영화 예매율 1위

꼭 봐야 하는 영화

'귀향'

 

 

이 글을 적기 전에 내가 이 글을 적어도 될까 생각해 본다. 예고편을 보고 왔는데 가슴 한 켠이 아려오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적 의미를 접어두고, 세계 2차 대전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의 넋을 그리며, 아려오는 심장을 두들긴다. 평소라면 이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 많이 보게 될 것이고, 어떠한 측면에서 감동을 받을 것이고, 눈물을 흘릴 것이라는 말로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차마 그렇게 적지 못하겠다. 13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완성된 영화가 상영관이 없어 개봉도 못했다면 믿을까?

 

제작비가 없어 후원금으로 한장면, 한장면 촬영하면서 완성되었다고 하면 믿을까? 어렵게 완성한 영화가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 개봉도 미루고 있던 상황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이렇게 어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실시간 예매율 1위에 2월 24일 개봉될 영화 '귀향'이 '데드풀'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반짝이는 정도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왜일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그러들 거라는 불안감이 밀려 온다. 제작비가 부족해 13년 동안 촬영된 '귀향'이 갖는 의미. 역사적 기록을 남김으로써 지난 날의 아픔을 잊어선 안되는 것이고, 잊을 수 없는 아픔일 것인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고 함께 싸워줘야 할 우리가, 이 영화를 바라보게 하는 것은 반짝이는 이슈로 끝날까 두렵기만 하다.

 

 

 

잊지 말아야 할 아픔의 역사

 

 

 

 

무엇보다 가슴 아픈 건 얼마 전 있었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안'이다.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과 협상, 타결하면서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에 아베 신조 총리도 총리 대신의 자격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정부가 위안부 분들의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 예산으로 자금을 일괄 거출하기로 하면서 협상을 타결하였다. 근데 씁쓸하다. 구체적인 대안과 실체가 없다. 그냥 한국 정부가 자본금을 받음으로써 해결된 느낌이다.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이 매그럽지 않다. 예산이 해결되었을 뿐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최선이었을까?

 

그냥 외교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타결한 건 아니었나...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이 갖는 의미가  그냥 이렇게 잊혀지는 건 아닐까 씁쓸하기만 하다. 그래서 우리는 실화를 담고 있는 이 영화를 봐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 주지는 못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어 왔던 삶을 영화를 통해 공감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한반도가 겪어 왔던 식민지 역사를 잊어선 안된다. 일본은 아직도 독도 영유권을 교과서에 주입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우리와 얽혀 있는 악연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귀향'은 마블 코믹스의 '데드풀'이 개봉하면서 주목 받지 못한 '동주'가 되어서는 안된다. 역사 속에서 겪어왔던 아픔을 기억하고, 공감함으로써 우리는 계속해서 경계하고 싸워야 하며, 그 싸움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존엄성을 함께 지켜야 한다. 제일 첫 문장에서도 적은 것 처럼 내가 이러한 글을 적어도 될까를 생각해본다. 하지만 아픔을 겪어온 우리의 역사. 해결되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어두운 과거. 그것을 기록하고, 후대에 진실을 알리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불어 13년만에 영화를 완성하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귀향'은 상영관을 늘리기 위해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작된 이 영화는 75,270명의 시민들이 영화제작비 12억원으로 14년만에 겨우 완성했다. 하지만 지난 해 상영관이 없어 지방의 기관 단체에서 일시적으로 상영을 했으며, 3.1절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57개의 상영관에 불가했다.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조금씩 상영관을 늘려 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역사의 아픔을 공감하는 자세로 영화를 관람했으면 한다. 그리고 13년 동안 영화가 제작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소녀시절을 연기했을 배우 강하나와 최리, 그 외 다수의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완성해 내고자 했던 조정래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